암울한 유해

어둠의 그림자가 모든 틈새를 가득 메우고, 차디찬 침묵이 방 안에 느릿한 죽음의 잔향을 남기다. 저 넓은 공간에 나 혼자 갇혀 버린 듯한 기분이 든다. 내게 품질 좋은 보안과 신뢰로 가득한 믿음의 세계를 노려보는 그림자가 내 마음을 휩쓸어 갔다.

어제까지만 해도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살아갔는데, 어떻게 이렇게도 변해 버렸을까? 그 해킹자들은 어째서인지 나에게 사소한 가치도 없을 것 같은 돈을 요구한다. 아니,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야. 나는 그들의 손아귀에서 이미 사라져 버린 것 같아. 어떤 보안 수단을 써도 저들은 늘 나를 찾아낼 테니까. 그저 그들에게 벌점으로 삼킨 자의 행복을 파괴하는 게 목적인 것 같아.

나는 자유의 풍경에서 자유롭게 바람을 맞으며 행복했던 날들을 그리워하며, 하지만 더는 그럴 수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조여든다. 감옥 안에 갇혀버린 채, 이제는 그저 사라져 가는 기억만이 남았다. 내 자유는 거래의 희생양으로 선택되었고, 비열한 해커들의 공포가 내 안으로 스며들어오는 게 느껴진다.

그들의 공격은 나를 깊은 참회로 몰아넣었다. 왜 내가 그들의 타깃이 된 건지, 왜 나에게 이런 비참한 운명이 찾아온 건지. 내 실수인가, 우연인가, 아니면 운명인가? 내가 지켜왔던 원칙과 진정한 가치는 어디로 갔는지, 그리고 어떻게 다시 찾을 수 있을까?